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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생명체가 모두 사라진 해발 4000m에 서서 본문 내용 중 일부 발췌내용입니다
가면을 벗고 생얼을 봐라
모든 선입견과 편견, 오류를 배제하고 세상과 사물을 순수하고,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진짜 사랑을 하려면 가면을 벗기고 생얼을 보라며 우리에게 호통을 치는 이들이 있다.
먼저 현상학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훗설이다. 그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선입견, 편견, 수많은 오류 없이
직접적인 사실을 있는 그대로, 진실되고 완벽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세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믿음
과 지식은 단순한 경험을 통해 만들어지고 형성된 것이다. 이를 '자연적 태도'라고 하는데, 이렇게 세상
을 순진하게 받아들이는 자연적 태도에 기초한 모든 주장과 믿음에 대해서 잠시 판단을 보류하라. 즉
'판단중지'를 하라고 그는 말한다. '잠깐만, 정말이야?', '진짜야?', '진실이야?' 부정이 아니라 정확한
인식을 위한 보류이다. 잠시 괄호를 쳐라. 그리고 판단이 중지된 시선을 의식 내부로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훗설 현상학의 단초가 되었던 합리론자 데카르트는 확실한 것을 찾기 위해 모든 불확실한
것을 의심하고 회의하였다. 절대적 진리를 찾기 위해서는 가장 확실한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아무 것도 믿지 마라. 의심하고 또 의심해라. 이를 '방법적 회의'라고 부른다.
'내가 전에 참이라고 믿었던 것들 중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할 만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고백하
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 과정에는 그는 확실한 한 가지를 발견하게 된다. 바로 '내'가 지금 '의심'하고 '생각'하고 있다
는 사실이다. 의심하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바로 '나'라는 주체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생각하는
내가 없다면 아무 것도 없게 된다. 그리고 유명한 명제를 발표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Cogito ergo sum)' 이것만이 절대적으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위의 두 사상가는 무엇을 말하고자 함일까? 바로 벌거벗은 '진실'이다. 인간을 모든 편견에서 해방시키
라는 것이다. 의심하고 회의하고, 판단을 보류하고 중지하고, 모든 우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모든 옷을 벗고 알몸으로, 내가 의식의 주체가 되어 진실과 대면하라는 것이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성철 스님이 법어로 인용하며 유명해진 구절이다. 도대체 무슨 뜻일까?
산이 산이지, 그럼 산이 물이란 말인가? 화두에 대한 답이 있을까마는, 박이문 교수의 말이 가슴을 와
닿는다.
① 산시산, 수시수(山是山, 水是水)
② 산불시산, 수불시수(山不是山, 水不是水)
③ 산시수, 수시산(山是水, 水是山)
④ 산시산, 수시수(山是山, 水是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라고 믿었는데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니구나
산은 물이고 물은 산으로 보이는데
산은 역시 산이고 물은 역시 물이로다
①에 있어서의 산과 물이 상식적으로 본 산과 물인데 반하여
④에 있어서의 산과 물은 완전해탈(깨달음)의 차원에서 본 산과 물이다.
바꿔 말해서 ①과 ④에 있어서 물질적으로는 똑같은 산과 물이지만, 의미적으로 즉 논리적으로 볼 때는
전혀 다른 산과 물이다.
①의 차원이 ④의 차원으로 옮겨 가는 아니, 승진하는 과정에서는 ②와 ③이란 차원이 가로 넘어있다.
①의 차원에서 생각을 좀 더 밀고 나갈 때 우리는 산과 물을 의심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②의 차원이다. 서양철학에서 볼 때 데카르트가 도달한 경지는 겨우 이와 같은 차원 ②가 고작이었다.
그러나 ②에서 생각을 보다 파고들면 ③의 차원에 이른다. 여기서 우리는 산과 물을 의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산과 물을 바꿔서 볼 수 있다. 그러다가 다시 더 생각을 끌고 가면 우리는 산을 산으로 그리고 물을
물로 볼 경지에 이른다. - <노장사상> 박이문
①의 산과 물은 무엇일까? 세상이 우리에게 주입하고 가르쳐 준 대상이다.
내 의식 작용의 어떤 개입도 없이 순전히 나에게 '부여된' 모습일 뿐이다. '이것이 산이라는 것이야.
그러니까 그렇게 알아.' 그들이 준 대로 그렇게 인식하는 것이다.
하지만 ④의 산과 물은 회의와 의심을 통해 내가 의식적으로 깨달은 이전과는 전혀 새로운 산이다.
내가 주체적으로 '재창조한' 산이다. 세상의 산에서 이제 나의 산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진 산이다.
결국 ①에서 ④로의 전환은 회의와 의심을 통해 편견과 선입견, 우상(偶像)과 거짓, 위선이 모두 제거된
'진짜'를 찾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 또한 그렇지 않을까? 비틀어도 보고, 뜯어도 보고, 깨물어도 보자. 한 번 의심
해 보자. 내가 보고 생각하는 것이 진짜인가를. 세상과 사회의 구조적 틀이, 권력을 가진 자가
알려 주는 삶의 정답이, '너에게만 말한다며' 속삭이는 타인의 감미로운 말이 거짓의 가면일
수도, 진짜 세상을 대면하지 못하게 하는 두터운 장막일 수도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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