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설립인가 이후 가능성… 업계
반발
도정법개정안 5~6월 임시국회서 다시
논의
경과규정 여야합의… 이미 선정된 곳
‘한숨’
지난달 6일 윤호중 열린우리당 의원의 발의로 국회에 제출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중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 선정
시기에 대해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선 사업장 및 업계 관계자들은 국회에서의 개정안 처리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응책 마련에 애쓰고
있다. 개정안이 어떻게 결정되고 처리되는가에 따라 사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일단 4월 임시국회에서의 처리는 무산됐지만
다음 국회 일정에서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개정안 처리 무산 원인이 여·야 의원들의 의견 대립보다는 사학법을 둘러싼 갈등에 있는
만큼 다음 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 선정 시기를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로 규정하고 있는 도정법 개정안의 처리가 일단 무산됐다.
지난달 19일 건설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돼 심의는 이뤄졌지만 같은 달 20일과 28일 개회된 건교위 전체회의에는 상정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도정법 개정안 처리가 이달 또는 6월 임시회에서 다시 논의될 전망이어서 시장에서 바라는 대로 시공사 선정 시기가 현행대로
되거나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이후로 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도정법 개정안의 처리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이견으로 빚어진 것이 아니라 사학법 재개정을 둘러싼 갈등으로 나머지 법안들의 처리가
미뤄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법제사법위원회나 도정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건교위원회 등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거 불참해 회의가 무산되거나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사학법을 둘러싼 여·야 간의 갈등이 해소될 경우 도정법 개정안을 비롯한 나머지 법안의 처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도정법 개정안은 윤호중 열린우리당 의원이 발의한 대로 처리될 가능성이 커 재개발 사업에서의 시공사 선정 시기 또한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작년 3월 18일 도정법이 개정된 후 시공사를 선정한 재개발 구역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병곤 건교위 수석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에서 “개정안 시행 이전에 이미 추진위원회가 특정 건설업체를 시공사로 내정해 금전적인 지원을 받은
경우, 추진위원회를 지원한 건설업체가 개정안에 따른 경쟁입찰에서 시공사로 선정되지 못할 경우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
유 수석전문위원은 이어 “이에 대해서는 조합설립인가 후 경쟁입찰로 시공자를 선정하도록 한 조항에 대해, 종전에 추진 중인 사업은
경과규정을 두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움직임에 따라 법 시행일 이전에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구역들은 개정안 적용을 받지 않아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건교위 한나라당 간사인 김병호 의원 측은 “도정법 개정안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이 없어 심사를 더 해야할 것”이라며 “지난달
19일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경과규정을 둬 이미 시공사를 선정한 곳에 대해서는 지위를 인정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경과규정의 내용에 대해서는 “법 시행일 이후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구역들부터 개정안을 적용받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라며 “여·야
의원들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어 경과규정을 두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법 공포 후 3개월이 지난 후 시행되므로 이르면 올해 10월경에나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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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커넥션 우려… 분쟁
심화될수도
■업계반응
이번 도정법 개정안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위해 시공사 선정 시기를 조합설립인가 후로 하게 됐다는 개정 이유에 대해 일선에서는 사업이 더
음성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개정안에 대해 검토보고서에도 <시공자 선정 시기 및 방법을 법에 명확히 규정, 이를 위반했을 경우 법에 의한 처벌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투명성을 제고하고 조합원간 분쟁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임>이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이는 재개발 현장의 사정을 잘 모르는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이 업계에서는 일고 있다.
한 시공사의 관계자는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시공사 선정 시기를 못 박으면 물밑 자금 지원 등으로 인해 사업이 더 불투명해질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조합원과의 분쟁이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보통 정비기본계획이 공람되면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와 시공사, 설계사 등 관련 업체들이 수주 활동을 하기 시작한다.
시공사 선정 시기를 조합인가 후로 정하면 소위 ‘바닥작업’을 통해 실질적으로 시공사가 내정될 수 있고 다른 협력업체, 특히 정비업체를
경유해 추진위원회 집행부로 자금이 흘러들어가게 될 여지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일부를 제외하고 정비업체들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조합설립인가까지 자금을 대여할 능력이 없어 사업 경비 마련을 위해 시공사와
정비업체, 추진위원회 집행부의 유착 관계가 음성적으로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합설립인가 후 시공사를 선정할 때 다른 시공사를 참여시킨다 해도 그것은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막상 시공사를 선정할 때 조합원들 간의 갈등이 불거져 법 개정 취지와는 달리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법 개정 추진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으로 보인다”며 “선정 시기를 늦춘다고 해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진위원회에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게 하고 대신 공정하게 선정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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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지방 타격 서울·부산은
안도
■향후 파장은
도정법 개정안 처리에 대한 대체적인 윤곽이 알려지자 일선 조합 및 업계 관계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아직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지 않은 구역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미 시공사를 선정한 구역에 대해서는 소급해 적용하지 않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 재개발 구역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법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시공사 및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시공사 선정 시기를 늦추는 것에 원칙적으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주택정비사업조합협회(이하 협회)는 지난달 28일 열린 재개발·재건축 관련 주요 규제정책 설명 및 대책회의를 열고 도정법 개정안에
대해 문제점 및 향후 행동 방안을 논의했다.
최태수 협회 사무국장은 “조합설립 인가 후 시공사를 선정하게 되면 재개발 사업에 타격이 클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협회 차원에서
서명운동, 집단행동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를 저지하겠다”고 밝히고 일선 사업장에 동참을 요구했다.
협회에서는 이미 지난달 건교위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공문을 보내고 면담을 추진하는 등 도정법 개정안에 대한 부당성을 홍보한 바
있다.
수도권과 대전, 광주 등 정비기본계획 확정·고시를 앞두고 있는 도시의 재개발 예정구역에서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의 한 재개발 예정 구역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관계자는 “안양의 경우 정비기본계획이 확정되고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는
시기는 법 시행 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렇게 되면 자금조달이 어려워 사업 추진이 극히 어렵다”고 반발했다.
정비기본계획 확정·고시를 앞두고 있는 수원 및 대전 지방도시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조합설립인가 후로 시공사 선정 시기를 정하면
현실적으로 사무실 운영비만 연간 1억원 이상 소요되는 현실에서 경비 마련이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 부산 등 시공사 선정이 거의 이뤄진 곳들은 경과규정의 내용이 알려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재개발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시기를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 또한 시공사 선정을 늦추는 것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면서 향후 영업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분주한
모습이다.
H건설 담당 차장은 “구역지정 후 창립총회를 거쳐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 사업이 상당히 진척된 것이나 다름 없다”며 “이 때까지 초기
소요 자금조달을 어디서 하라고 하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 개정안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