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재개발 관련 보도

원주민들 '못 돌아갈 보금자리'

신촌지킴이 2006. 11. 11. 18:55
원주민들 '못 돌아갈 보금자리'

송현동 솔빛주공 1차 원주민 입주율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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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동구 송현동 수도국산. 판잣집이 다닥다닥 붙은 불량주택촌이었건 말았건 무일푼 ‘촌놈’들에게는 제 한몸 누일 수 있던 곳이었다.

단칸방 서릿발 기운을 새끼줄에 꿴 낱장 연탄의 온기로 달래는 고단한 삶도, 입에서 단내 나도록 가파른 골목을 오르내려야만 했던 비탈진 인생도 수도국산은 말 없이 받아들였다.

하늘과 맞닿은 이 달동네가 ‘아파트 숲’으로 개벽한 지 3년. 수도국산은 더 이상 ‘무지렁이 팔자’들이 등 비빌 수 있는 언덕이 아니었다.

철거민들은 가난의 한을 삭히고, 못 배운 설움을 달래며 또다른 ‘판잣촌’을 찾아 나서야 했다. 그들이 떠난 산동네에 세운 ‘살기 좋은 아파트’는 그들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관련기사 3면〉



2003년 4월 달동네를 허문 수도국산에 2천711세대의 아파트 단지(솔빛마을 주공 1차 아파트)가 들어섰다. 주거환경개선지구로 지정(1994년 4월)된 지 9년 만의 일이었다.

최고 26층의 아파트 6개 동이 세워져 당시에는 전국 최대규모의 주거환경개선사업이었지만, 수도국산 원주민들에게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일이 못 됐다.

솔빛마을 입주대상 원주민은 2천250세대였다. 하지만 실제 입주를 마친 수도국산 원주민은 1천26세대로 원주민 입주율이 45.6%에 그쳤다. 절반 이상의 원주민이 솔빛주공 1차에 살지 못한 셈이다.

이는 통계상의 수치일 뿐이다. 실제 2천890세대가 수도국산에 살았던 점을 감안하면 솔빛주공 1차의 원주민 입주율은 35.5%로 떨어진다.

솔빛주공 1차는 그나마 원주민의 입주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2만8천486평에 이르는 토지보상비(평당 209만7천원)가 당시로는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데다, 솔빛주공 1차의 평당 분양가가 387만원(16평)으로 낮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사업주체는 같은 대한주택공사(이하 주공)지만 다른 동구지역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의 원주민 입주율은 형편없이 떨어졌다.

2003년 12월에 준공한 수문통지구 솔빛 2차 아파트(740세대)의 원주민 입주율은 25.5%에 머물렀다. 입주대상 원주민 360세대 중 실제 입주민은 92세대에 불과했다.

2001년 11월에 입주가 시작된 화수지구 화도진그린빌(365세대)의 원주민 입주율은 더 떨어졌다. 입주대상 원주민 185세대 가운데 8.1%인 15세대만이 입주했을 뿐이다.

화도진그린빌의 원주민 입주율이 낮은데는 주공이 일반분양을 목적으로 개발사업을 벌였으나, 평당 분양가가 400만원으로 분양 당시엔 워낙 높아 2세대만 분양되자 공공임대(363세대)로 돌린 탓이다.

원주민이 배제되는 개발사업은 과거의 문제뿐만이 아닌 미래 진행형이기도 하다.

인천시는 2011년까지 시내 126곳(296만8천533평)을 2단계로 나눠 환경정비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올부터 2008년까지 예정된 1단계 사업지구는 73군데, 196만6천824평에 이른다. 나머지 53개 지구 100만1천729평은 2단계(2009~2011년)로 예정돼 있다.

문제는 개발사업이 짧은 기간에 집중되면서 전세 등 살 집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다는 것이다. ‘판잣촌’을 전전할 원주민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전셋값이 폭등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 큰 문제는 아파트 건설 위주의 개발이 끝나더라도 원주민들에게는 ‘돌아가지 못할 아파트’가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시는 이 개발사업을 민간이 주도하는 ‘민자유치’로 추진할 방침이다.

민간업자는 수익성을 내기 위해선 중대형 평형을 선호하는 입맛에 맞춰 아파트를 지을테고, 이어진 아파트 값 상승은 예정된 사실이나 다름없다
.

결국 시 개발정책이 낳게될 이들 아파트는 원주민들에게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박정환·송효창·조자영기자 hi21@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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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09-04 19:4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