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재개발 관련 보도

조선일보[인천·부천][집중취재] "주민동의서 돌려달라·안 된다" 논란

신촌지킴이 2009. 2. 18. 13:01

인천·부천][집중취재] "주민동의서 돌려달라·안 된다" 논란
재개발 문제로 시끄러운 부천
심곡3동선 찬성·반대파 마찰로 70대 노인 다치기도
사업성 놓고 이견… 처음부터 동의 여부 신중 판단을
이두 기자 dlee@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부천시 원미구 심곡3동에서는 최근 재개발 문제를 놓고 싸움이 벌어져 70대 노인이 상처를 입었다. 재개발을 반대하는 심곡3동 일부 주민들이 재개발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에 제출했던 주민동의서를 철회하고 앞으로의 방향 등을 논의하기 위해 지역 내의 한 사무실에 모였다가 재개발을 찬성하는 주민들과 마찰이 생긴 것이다.

이번 사건은 재개발 문제가 주민들 간에 얼마나 예민하고 중요한 문제인지를 보여준다. 부천시내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일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부천에는 약대·도당·삼정·춘의동 등 16곳에서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 재개발 문제를 놓고 주민들이 갈등을 빚고 있는 곳 중 하나인 심곡3동 주택가. 김용국 기자 young@chosun.com

주민동의서 철회 놓고 대립

심곡3동의 경우 충돌의 주된 이유는 '주민동의서 철회'이다. 주민동의서란 토지나 건물 등의 소유자들이 재개발에 찬성한다는 뜻을 나타내는 문서이다. 반대 주민들은 지금과 같은 경기 침체기에 재개발은 사업성이 없다며 추진위에 제출했던 주민동의서와 인감증명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옥경 재개발 반대주민 대표는 "추진위로부터 20여명의 동의서와 인감증명서를 돌려받았으며, 현재 50여명이 반환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추진위측은 조합 설립을 원천적으로 막아 재개발을 못 하게 하는 처사라며 더 이상 주민동의서를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종신 추진위원장은 "반대 주민들이 일부 주민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75% 이상의 주민동의서를 받으면 주민동의서와 함께 동의서를 돌려달라고 보내온 주민들의 내용증명을 부천시에 제출해 시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주민 75% 동의는 재개발조합의 설립 요건이다.

심곡3동 지역은 2006년에 부천시로부터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됐다. 주민의 50% 이상 동의를 얻어 그해 추진위가 설립돼 시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현재 심곡3동에 토지와 건축물을 소유한 재개발 권리자는 1000여명이다.



재산권 제대로 지키려면

주택 재개발은 재개발 지정 지역에 사는 토지 및 건축물 소유자들이 추진위와 조합을 구성해 이뤄지게 된다. 재개발 전문가들은 "재산권 등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주민 간의 갈등은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주민들은 대부분 재개발을 하게 되면 헌 집이 새집으로 바뀌게 되고 큰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을 갖게 된다. 경기가 호황이고 부동산 경기가 활발할 때는 어느 정도 이익을 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심곡3동 반대 주민들은 "재개발이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다"라면서 "현 상태에서는 아무런 이익도 없이 수십년간 살던 터전만 잃게 되는 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이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하려면 무엇보다 주민동의서를 제출할 땐 신중해야 한다. 한번 동의서를 제출하면 철회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천시의 한 관계자는 추진위나 조합 설립 전까지는 동의서 철회가 어느 정도 가능하나 설립 후에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추진위원장이나 조합장 선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며, 주민총회나 설명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진행 상황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총회나 설명회가 형식적이어서 원하는 답을 듣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심곡3동의 한 주민은 총회나 설명회에서 내 땅을 주면 무엇을 주겠느냐는 물음에 무조건 돈만 벌 수 있다는 얘기만 하고 구체적으로 답해주는 사람이 없어 반대하게 됐다고 했다.

 

입력 : 2009.02.16 0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