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자료실

송곳 5월19일/대전, 교육도 재개발도 진화한 사회

신촌지킴이 2009. 5. 22. 09:03

부처님 파리하고 살찌기는 석수 손에 달렸다
불상은 석수마다 모양이 다르다. 이 세상에 모든 것은 사람이 하기 나름

 

대전교육청이 학생들에게 배우고 싶은 과목을 마음껏 배우게 하는 ‘소수 선택과목 개설’제도를 가장 앞장서서 운영하고 있다. 제2외국어와 사회탐구, 과학탐구 등에서 자기 학교에 교사가 없기 때문에 배울 수 없는 과목도 학생이 2명 이상만 신청만 하면 다른 학교 교사를 불러서라도 그 수업을 듣게 해준다.

 

소수선택과목 개설제도 자체는 학생들의 과목선택권을 보장해주고 질높은 공교육을 이루기 위해 작년부터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권유해온 제도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한 과목에 수강생이 30명 이상으로 확보되지 않으면 비용부담이 크기 때문에 교육부도 그렇게 지도했고, 그로 인해 현장에서 이뤄지는 경우는 미미했다.

 

그런데 대전에서는 30명은커녕 2명만 신청해도 배울 수 있게 해준다. 수업은 신청학생수가 가장 많은 학교로 교사가 찾아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가령 대성여자정보고 학생 2명은 대전외국어고 교사가 와서 러시아어를 가르친다. 핀란드가 평준화 교육을 하면서도 질높은 공교육을 확보하는 방식이 바로 이런 방식이다. 똑같이 교과부의 지도를 받지만 대전 사람들만 1등 교육선진국의 공교육 살리기를 혜택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른 비용부담이 있다. 1인당 들어가는 돈이 200~300만원 정도여서 만일 소수선택과목을 30명이 충원되어야 했을 경우와 비교하면 평균적으로 4배 정도 더 든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제도를 제안한 대전교육청 황현태장학사한테 물어보니까 대전 지역 교사들의 호응 덕분에 운용이 된다고 하더라.

 

이런 외부 교육시 강사한테 주는 강사비는 시간당 2만5천원으로 자기 학교에서 방과후 교육이나 시간외 교육을 하는 강사비와 동일하다. 멀리 있는, 다른 학교로 교통비를 들여서 가는 것인데, 자기 학교에서와 같은 돈을 받으면 교사로서는 부담이 크다. 그런데도 대전지역의 교사들이 이런 공익적인 일을 실천하는 데 자발적이고, 적극적이기 때문에 이 교육이 대전에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불상 모양은 석수 손에 달렸다는 말이다.

 

대전지역에서는 재개발도 다른 도시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뤄진다. 다른 지역에서는 재개발이, 있던 동네를 완전히 허물고, 살던 사람을 내쫗고, 아파트를 짓는 형태로 일어나는 반면 대전에서는 무지개프로젝트라고 해서, 그 지역에 들어사는 가난한 사람들이 살기 좋은 집과 거리, 마을을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재개발이 서울이나 다른 대도시에서 살던 빈민들을 내쫓고 투기꾼들이 개입하는 아파트촌으로 되는, 돈 놓고 돈 먹기가 되는 것은 행정관청이 방기하는 탓이 크지만 동시에 그 지역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그런 돈벌기를 희망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대전에서 무지개프로젝트가 성공하는 것은 관청이 다른 곳보다 깨어있기도 하지만 다른 지역보다 공익적 가치에 눈뜬 대전사람들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대전교육청이 작년부터 시행한 소수 선택과목은 지난해 9개 과목에 74명의 학생이 수강했다. 올해는 과목수가 15개로 늘었고, 학생수도 137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전이 성공한다면 다른 지역으로도 이 방식은 퍼져갈 것이다. 지역자치제도의 바람직한 모습이다. 대전의 성공으로 한국 전체가 따라가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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