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자료실

주민 쫓아내지 않는 정책 10가지

신촌지킴이 2010. 6. 1. 13:24

용산참사의 당장 원인은 '시민안전보호를 무시한 과잉진압'이지만, 근본 원인은 세입자 현지주민(주택 거주민, 영업 상인)을 보호하지 않는 '싹쓸이 재개발' 때문이지요. 눈에 보이는 건물들 바꾸기에만 집중하고, 그 안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 만드는 동네활력을 보지 못하는 단시안적 재개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무책임하게 불붙여놓은 '뉴타운' 열풍의 재앙적 유산입니다.

아래 글은 지난 9월 <오마이뉴스>에 기고했던 '뉴타운의 재정착'에 관한 내용입니다. 참고가 될 것으로 판단되어 올립니다.


이번 용산 참사는 '상업재개발', '민간 재개발' 지역에서 일어나서, 지역에서 오래 사업터전을 일구어온 '상인'들을 보호하지 못한 맹점을 안고 있지요. 재개발 조합과 세입자 상인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주관기관(이 경우 용산구청과 서울시)이 방임해왔고, 대치상황에서 경찰이 조정 역할은 커녕 '소탕 역할'을 자임하는 바람에 문제가 커졌지요.

생각해보십시오. 
상인 세입자나 주택 세입자나 똑같습니다. 주택세입자는 아무리 임대주택 입주권을 받아도 입주 자체가 그림의 떡이 되어 버려서 쫓겨납니다. 게다가 상인 세입자는 '새 상가 입주권'에 대한 보장도 없고, 사업기간 중 '임시 사업'할 수도 없으니 생존권이 위협받고(이번 세입자들도 임시상가를 요구했다지요.), 게다가 우리 사회 특유 관행인 '권리금' 문제까지 얽혀 더욱 복잡하지요. 

중앙정부, 시청, 구청 등 공공기관들, 공공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합니다. '법이 없어서 못한다?' '법대로 한다?' 이것만이 아닙니다. 공공의 역할은 갈등이 있을 때 소통하고 협상하는 자리를 만들어내고 정 안될 때 중재하는데 있습니다.(이른바 선진사회에서 일어나는 주민참여 사진-위의 영국 도시재생 주민참여 모습- 우리는 왜 안됩니까? 특히 상인들의 경우는 더 가능할 수 있지요. 배제하려 들지만 않는다면... ) 

공공이 공공답지 못할 때 세입자 주민이나 상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무너져내립니다... 


(오른쪽 사진은 동대문 운동장에 있었던 풍물시장. 청계천 상인들이 이 곳으로 쫓겨났었고, 2008년에는 이 마저도 철거되어버리고, 신설동에 새로 지은 풍물시장으로 쫓겨갔는데, 이동인구가 없어 너무 힘들어하고 계시지요?
도시를 정비하면서 왜 시장 역학을 이해하려 들지 않나요? 왜 '번듯한' 가게만 가게로 보나요? 상인들이 먹고살 터전을 빼앗지는 않아야 하지 않나요?)

도시란, 재개발이란,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사람'이 먼저입니다.


‘뉴타운돌이’라는 신조어를 낳았던 지난 4월 총선 이후 뉴타운의 부작용들, 그 중에서도 특히 원주민의 재정착율이 너무 낮은 문제가 부각되었다. 하지만 이번 발표된 부동산 대책과 향후 논의에도 주민 재정착은 주요 정책목표가 되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 주택정책은 없고 부동산개발정책만 눈에 띈다. 8.21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공급확대, 규제완화, 수도권 신도시 개발’이다. 아직 도심 규제완화는 조심스러운 분위기이지만, 대통령 자신이 ‘재개발, 재건축을 활성화해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발언까지 한 터라, 앞으로 규제완화가 봇물처럼 나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이 과정에서 동네 주민 재정착은 더 후퇴할 지도 모른다.

과연 동네 주민 재정착은 왜 필요하며, 왜 정책으로 추진해야 하며,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XML:NAMESPACE PREFIX = O />

 

가. 동네 주민 재정착은 왜 필요한가?

잠깐 정리해보자.
왜 주민 재정착을 정책으로 고민해야 하나?
뉴타운, 재개발, 재건축 추진되면 땅값 오르고 아파트 입주권 얻어 좋아하고, 개발업자들은 일감 생겨 좋아하고, 구청장과 시장은 실적 챙겨 좋은 것 아닌가 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문제는 무척 심각하다. 뉴타운이 도입된 2002년 이전과 확연히 다른 양상이기 때문이다.

 

첫째, 뉴타운 규모가 너무 크고 숫자도 많다. 서울 주거지 면적의 약 8%가 지정되어 있고(총 약 24㎢, 730만평)재개발 재건축까지 포함하면 10%를 넘는다. 한 도시의 1/10이 개발 대상으로 지정되면 도시 자체가 안정될 수가 없다. 그 지역 자체만 들썩이는 게 아니라 온 도시가 같이 들썩인다.

 

둘째, 실제, 뉴타운 지역 내는 물론 뉴타운 아닌 지역도 땅값 집값이 개발 기대 때문에 덩달아 올랐다. 거품 기대가 온 도시에 퍼져 있다.

 

셋째, 집값 특히 임대가격에서 강남, 강북의 구분, 동네의 구분이 무의미해져 버렸다. 2002년 이전에 사업 단위로 재개발이 진행될 때만 하더라도 주민들은 동네 인근에 다시 집을 구할 수 있었다. ‘주택 재개발’의 경우 소형 아파트 의무 비율도 높아서 상대적으로 원주민 재 입주율도 지금보다 높았다(대략 30% 수준. 그 때도 낮다고 비판이 컸었다). 지금은 전 지역이 오르니 서민들, 특히 세입자들은 정말 갈 데가 없다.

지금은 15% 내외(상대적으로 높다는 길음 뉴타운이 17%, 난곡 지구 경우 8.7%) 정도만 재정착하고 있다. 서울 뉴타운 지역 내 세입가구 평균 비율이 75%(최대 87%)가 되는데 뉴타운 개발에서는 17% 정도 임대주택이 제공될 뿐이니 그렇지 않겠는가.

온 도시가 뉴타운, 재개발 등으로 들썩이는 현상이 계속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가?

- 서민들은 집만 잃는 게 아니라 일자리도 같이 잃는다.
- 자영업이 죽고 거리경제가 죽는다.
- 교통거리 늘고 교통비용 늘고 에너지 비용 는다.
- 그럼 잘사는 사람들은 살기 좋기만 한가?
  결국 서비스 비용이 높아진다.
- 동네와 도시의 균형적 인구 융합, 사회계층 융합이 깨진다.
- 사회 위화감과 사회갈등 문제가 심해진다.
- 궁극적으로 도시 거버넌스 비용이 늘어난다.

나. 시장에 맡겨두면, 주민 재정착은 ‘거의’ 불가능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발 시장에만 맡겨두는 한, 주민 재정착은 ‘거의’ 불가능하다.

 

- 시장은 분양 가능한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만 선호한다. 아파트에서는 큰 평형을 선호한다. 소형주택 의무 비율을 못마땅해 하고(25%) 의무비율을 낮추자는 압력을 그치지 않는다.

 

- 시장은 분양주택을 좋아하고 임대주택 비율을 낮추려든다.(재건축의 증가 용적율의 25%를 임대주택으로 할당하는 기준을 낮추자는 압력이 그치지 않는다.)

 

- 시장은 가장 만만한 ‘아파트 개발’을 선호하니 최대한 사업기간 줄이고 분양 잘되는 걸 최고로 친다. 상권이나 커뮤니티 시설 계획에 관심이 있을 턱이 없다.

 

- 원주민들은 아파트 구입 추가 부담 능력이 없어 땅을 팔거나 아파트 입주권을 팔고 떠난다.(조합원 지위 매매를 가능케 하면 더 심각해질 문제다.)

 

- 원주민들은 아파트 거주비용이 부담되어 떠난다.(아파트 관리비는 아무리 작더라도 종전 주택 관리비보다 높다.)

 

- 우리 사회에서 아파트 단지의 경우 계층 융합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다. 임대주택단지에 대한 거부감이 전형적이다.

이런 ‘시장 결함’이 엄연하기 때문에 동네 주민 재정착에 대해서 ‘공공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사회 융합과 건강한 도시 구성에 대해서는 공공 정책 개입이 필요하며, ‘서민을 위한 공공주택 확보, 중산층을 위한 주택 가격 안정’은 필수불가결한 규제인 것이다.


다. 동네 주민 재정착을 높이는 10가지 정책 방향

주민재정착은 이제 도심재개발(뉴타운, 재개발, 재건축)의 정책 기조가 되어야 한다. 너무 늦기 전에 시작해야 한다. 필요한 10가지 정책 방향을 짚어보자.

 

1. ‘도시재생’으로 전환하라. ‘도시정비’는 치워라

우리는 ‘도시정비’라는 말을 많이 쓴다. 법적, 행정용어로. ‘정비’란 ‘물적 기준’ 위주, ‘아파트 위주’로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그리 좋지 않은 용어다.

이제 ‘도시재생’으로 발상을 전환하고 용어도 바꿀 필요가 있다. 도시의 물적 토대를 바꾸는 게 아니라 동네의 경제활력, 복지활력, 주민활력 위주로 계획을 짜고 실행하는 것이다. 유럽과 일본, 미국 도시에서 활발하게 일어나는 도시재생(Urban Regeneration) 정책을 잘 들여다보라. 아파트 짓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며, 기존 주민들이 그 동네에서 자리 잡으며 경제 활력을 찾도록 하는 것이 도시재생의 근본 원칙이다. 우리도 이제 ‘주택재개발, 택지개발, 도시개발, 도시정비’ 등 개발을 촉진하는 각개 법 대신 ‘도시재생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특히 뉴타운처럼 광역 지구인 경우에 더욱 필요하다.)


2. ‘건설 활력’이 아니라 ‘동네 활력’을 최우선으로 하라.

‘재개발, 재건축을 활성화하여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발상은 전형적인 건설경기 부양적 발상이고 그런 마인드가 우리 도시를 망쳐왔다. 건설 활력이 아니라 동네 활력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

동네활력이란 뉴타운이든 재개발 재건축이든 추진 이후에 그 동네에 안정적 일자리가 얼마나 생겼나, 동네 주민 구성이 균형적인가, 주거비용이 적정한가, 복지 수준이 적절한가, 서비스 수준과 비용이 적정한가 등을 포함하는 것이다. 지자체 단위에서 좀 더 정교하게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고, 개발 계획 뿐 아니라 사회경제계획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개발계획을 인가하는 데 그치지 말고 이제 동네계획을 포함해야 한다.


3. 대규모 철거 재개발을 가능한 줄이라

대규모 철거 재개발은 필연적으로 ‘대기업-대자본 위주 개발, 아파트 위주 개발, 분양 위주 개발’을 동반한다. 기업이 앞장서면 악순환은 반복된다. 최근 ‘재개발 재건축에서 기업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개발을 도입’하겠다는 발상은 그래서 위험하다. 일부 부도심 복합개발에는 기업참여를 활용한다 하더라도, 동네형 개발에 기업형 개발을 허용하면 도시를 망가뜨린다.

철거재개발의 단위를 가능하면 소형으로 나누는 것도 필요하다. 뉴타운 지구 내에서도 모든 지역이 아파트 개발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여러 구역으로 나누는 것이 가능하다. 대기업들은 대규모가 되어야 건설비도 줄고 분양가도 낮추고 집값도 올라간다고 부추기지만, 그들의 오퍼레이션 방식을 바꾸도록(다양화하도록) 하는 정책적 수단이 필요하다. (오른 쪽 사진은 용산의 대림 아파트.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는 용산역세권 개발을 추진하면서 지은지 얼마 안된 아파트들까지 철거하겠다고 해서 주민반발이 심하다. 도시미관을 위해서 주민들이 안착한 아파트를 허문다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인가?)


4. ‘순환형 도시재생’으로 ‘동네형 추진방식’을 만들라.

대규모 철거 재개발을 줄이면 순환형 도시재생기법이 가능해진다. 단번에 계획 세우고 단번에 개발하는 것은 정말 문제다. 순환형은 즉 동네보전형이다. 동네의 상권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거리경제의 활력을 살리고, 임대주택을 섞으면서 동네 주민들이 재정착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실천할 수 있다.

뉴타운 추진이 지지부진한 여러 이유들이 있지만 단번에 대규모로 추진하려는 이유가 가장 크다. 동네를 교란시키고 주택 시장을 교란시키고 상권을 교란시킨다. 동네 생태를 보전하는 순환형 개발기법은 기성시가지 내에 안착해야 한다.


5. ‘단지 개발’을 줄이고 ‘블록형 개발’을 적극 도입하라

블록 개발 기법은 순환형 도시재생을 가능케한다. 안정적 주거와 깨끗한 도시환경을 자랑하는 싱가포르의 최근 기성시가지의 리노베이션 재개발은 거의 블록 단위 또는 건물 단위로 진행된다. 그만큼 섬세하고 정교하며, 이것이 선진 기법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그동안 ‘단지 개발’과 ‘필지 개발’ 두 가지만 있었다. ‘아파트 단지’와 ‘다가구 다세대 주택’이 그것이다. 아파트 단지는 자꾸 대형화하는 것이 문제고, 다가구 다세대 주택은 자꾸 영세화하여 퇴락하는 것이 문제였다. 이렇게 되니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퇴락하는 동네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기를 바라며 재개발이나 뉴타운을 기다리는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는다.
(사진은 낙산, 삼선교,성북동 일대. 낙산 밑 동네도 철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블록 개발은 쉽게 생각하면 다세대 다가구 주택(최대 200평)보다 크고 아파트 단지보다 작은, 기존의 가로 형태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개발할 수 있는 방식이다. 민간 시장에서 일어나는 단독아파트보다 개발단위가 좀 더 크다고 생각하면 된다.

블록형 개발의 장점은 여러 가지다. 첫째, 차근차근 추진할 수 있다. 둘째, 토지소유권을 그대로 지킬 수 있다. 셋째, 거리 상권을 살릴 수 있다. 넷째, 건물구성을 아파트보다 훨씬 다양하게 함으로써 주거선택 폭을 넓힐 수 있다. 다섯째, 다양한 임대주택 확보가 용이하다. 여섯째, 건축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블록 개발은 뉴타운 지구 내에서 유효할 뿐 아니라 특히 뉴타운 지구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에서 더욱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동네밀착형 중소업체를 키우고 일자리 만드는데에도 유효하다. 8번과 연동하자.)

 

6. 공공임대주택, 특히 장기전세주택을 늘여라

공공임대주택 확보는 주택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되어야 한다. 특히 기성시가지에서의 공공임대주택 확보는 정책 최우선순위다. 참여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재고를 늘이겠다는 정책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장기전세주택(일명 시프트주택) 비율을 늘이겠다는 정책은 바른 방향이다.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우리 특유의 주거문화에 적합하고, 상대적으로 월세 임대주택보다 수준을 높임으로써 공공임대주택의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관건은 실천이다. 임대주택 ‘단지’에 대한 님비 현상을 극복할 방식, 다양한 옵션을 가진 공공임대주택(도시형, 동네형), 거주안정성 보장 방식 등 새 시대 요구에 맞는 국민임대주택의 재정방식과 운영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

도심 재개발 재건축에서의 소형주택 비율과 임대주택 비율의 무작정 완화는 문제다. 건설업계도 완화만 요구할 게 아니라 공공지원 방식을 요청해야 한다.

 

7. 다세대 다가구 주택 매입 정책을 안정적으로 지속하라

다세대 다가구 주택을 매입하여 임대주택으로 제공하겠다는 참여정부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최근 자료에서 보면 주택공사가 꾸준하게 재고를 늘이고 있는 반면 서울시의 실적은 지나치게 부진하다. 성의를 좀 더 보여야 한다.

다세대 다가구 주택 매입은 작은 필지의 공공 확보다. 가장 싼 가격으로 저소득층 주거를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4-5-6-8의 기본 조건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8. 민간임대의 공공성을 높이고 ‘임대조건부 분양주택 제도’를 도입하라

공공임대주택만으로 임대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으며 민간임대 역시 활성화되어야 한다. 선진국이라 해서 꼭 자가주택비율이 높은 것은 아니다. 다만 소득계층별 공공임대주택이 다양하고, 민간임대주택이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우리 사회도 이 방향으로 가야 한다. 특히 민간임대주택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 중의 하나다. 궁극적으로 공식 주택시장의 대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임대비, 거주조건, 세원 및 세금기준 등).

이런 점에서 일본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어 온 ‘임대조건부 분양주택제도’는 깊이 들여다 볼 만 하다. 건물 단위의 재건축 비용을 지원하되 일정 기간의 임대조건을 지키게 하는 제도로 우리의 주택공사 격인 일본 주택도시정비공단이 추진해왔다. 2-4-5-6-9에 효과가 있는 방식이며 주택금융공사를 통한 재정지원 및 지자체 공사가 시행관리 하도록 하면 도입가능하다. 지자체의 주택 재고 관리 기능을 높이는 데에도 유용하다.

 

9. ‘실속가격 주택’으로 ‘어포더블 주택’을 개발하라

분양가 자율화 이후 또한 부동산 거품 이후 우리 사회의 분양 아파트들은 크기, 설비, 치장에서 지나치게 화려해졌다. 거품 분양가의 원인이고 실제 건설원가를 부풀리는 경향이 지나치다. 이런 분위기에서 건설원가를 합리적으로 낮추는 ‘저렴주택(low cost housing)’ 노력은 거의 사라진 상황이다.

모든 주택이 모든 것을 갖춰야 하거나 업자에 의해서 모든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 옵션을 통해 이른바 ‘부담 가능한 어포더블 주택(affordable housing)’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선진사회로 가는 길이다. 건설업계와 설비기술의 기술개발을 촉진하는 길이기도 하다.

 

10. 여러 가구 모여살고 부분 임대할 수 있는 주택형을 개발하라.

아파트가 일반 주택보다 나쁜 것은 필요에 따라 바꾸어 살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일반 주택에서 필요에 따라 3세대 가구가 살아도 큰 무리 없고 부분 임대하며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것과 딴판이다. 원주민이 ‘근사한 아파트’에 들어간다 해도 전혀 수입원이 없어지는 이유 중 하나다. 왜 아파트라 해서 일반주택처럼 융통성 있게 쓸 수 없는가?

특히 임대주택에서 다양한 방식이 개발되어야 한다. 선진국에서의 주택 혁신은 주로 임대주택에서 이루어져 왔다. 분양주택이 모자랄 것 없는 상위계층의 소비성향에 영합하여 실제 이노베이션 노력이 적은 반면, 임대주택은 서민층과 중산층의 알뜰한 욕구를 알뜰하게 맞추기 위하여 공공에서 집중 노력하여 이노베이션을 일구었다. 우리도 이래야 한다.


라. 정부의 과제, 지자체의 과제

위의 10가지 정책 방향을 실천하려면 정부와 지자체의 각기 역할이 있다.

정부는 정책일관성과 줏대를 지켜야 한다. 지자체가 현장의 민원과 지자체장의 정치 행보에 따라 흔들릴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지자체의 역할은 정확한 현장 파악과 그에 대한 세밀한 정책목표 설정이다. 뉴타운 등 대부분의 개발계획은 지자체장이 수립하는 만큼 수립주체로서 인구구성, 경제활동, 서비스 수준에 대한 면밀한 판단 위에 보다 정교한 주택수급계획, 일자리계획, 상권계획, 서비스 계획을 세우며 주민 재정착율의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

 

정부는 지자체에 그러한 계획을 세울 의무를 부여해야 하며, 지자체가 민원이나 정치에 흔들리지 않을 근간을 부여해야 한다. 예컨대, 정부는 법률적으로 임대주택의 비율, 소형주택의 비율, 원 상인주민에 대한 영업권 보장, 원주민의 재정착율 목표 및 모니터 방식에 대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는 한편 ‘동네 주민 재정착과 동네 재생에 대한 당근’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주민 재정착율, 임대주택, 소형주택의 비율에 따라서 국민주택기금의 지원 및 교부금의 차등 인센티브 등도 고려해야 한다.

 

문제는 과연 이명박 정부에서 주민재정착, 도시재생, 서민주거복지, 동네경제에 관심이 있느냐이다. ‘건설경기 활력을 위한 도구로서 재개발 재건축’을 보는 한, 당장 사업성과 추진 속도에만 신경을 쓰게 될 위험이 높다.

 

부디 발상을 바꾸기 바란다. 오히려 경기가 둔화되는 작금에 주택정책의 기본에 충실해야 할 의무가 이명박 정부에 있다. 정부가 나서서 건설 경기를 부양했다가 어떤 경제위기를 가져올지, 그 과정에서 서민과 중산층의 생활을 어떻게 피폐시킬지, 신중하기 바란다. 이명박 정부의 공공성 높은 주택정책, 도시재생정책을 기대한다.

 

2009. 01. 21.
김진애 포스팅.

*** 추가: 상가주민 쫓아내지 않는 정책에 대한 몇 가지 추가하자면

상인들을 보호하기는 훨씬 더 어렵습니다마는... 하고자 하면 할 수 있습니다.
재입주 정책을 쓰면 되지요. 물론 100% 다 하기는 어렵습니다. 재개발을 하면 보증금, 월세 다 올라가기 십상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일부는 이런 방식으로 구제하고, 일부는 또 이 상가 입주권으로 임대주택 입주권의 권리행사와 같은 방식으로 보전하는 것으로 하고... 다음은 '공공임대상가 정책'을 쓸 수 있습니다. 공공에서 상가 보전을 해 주는 거지요. 공사중에는 '꼭 임시상가'를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순환재개발이 있듯, 순환상가재개발도 가능한 거지요. 

요새 '공원' 기부체납 하게 하는게 유행인데, 이중 일부를 '상가'로 만들어 거리 활력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공원보다는 일자리 만들기가 더 우선순위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민간조합들이 이런 공공상가 정책에 또 반대하겠지요. 하지만 협상의 근거와 기준을 공공에서 나서서 만들어 주어야지요.  

공공에서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요. 하려고만 들면...
이번 용산참사가 헛되이 하나의 사건으로만 끝나지 않고, 교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