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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신도시와 뉴타운 분양이 늘면 서민ㆍ중산층 주거안정이 가시화할 것이라던 정부측 공언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높은 집값과 전세난으로 분양시장만 바라보던 실수요층은 그 어느 때보다 깊은 절망감에 빠졌다. 은평뉴타운 41평형 분양가가 인근에서 작년 11월에 분양된 현대아파트 43평형보다 평당 95만원이나 비싸게 책정되는 등 공영개발 사업지 고분양가 파장이 주택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이젠 단순히 인근 시장 교란이 문제가 아니라 실수요층이 대거 청약을 포기하고 개발지역 원주민을 동네에서 쫓아내는 부작용도 걱정해야 한다는 염려도 크다. ◆ 정부가 남기면 괜찮다? = 건설교통부는 각각 판교신도시 2차 동시분양으로 1조원에 이르는 채권판매수익을 챙겼다. 택지 조성에 따른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수익은 이를 능가한다. SH공사도 은평뉴타운 1차 분양으로 680억원 규모 수익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집장사ㆍ땅장사를 한다는 비난이 나올 때마다 건교부와 서울시는 같은 해명을 반복했다. "공공이 개발로 얻는 이득은 다시 임대주택 건설 등 복지정책에 활용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공영 개발로 남는 수익'과 '개발지역 인근 집값 상승효과'를 비교했을 때 부정적인 숫자인 후자가 월등히 크다는 것이다. 공영 개발로 인근 집값이 올라 손해를 보는 서민이 예산 증가로 이득을 보는 서민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예를 들어 보자.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판교 인근 분당에는 시세조사 대상 아파트가 총 8만7539가구다. 이들 아파트는 모두 '판교 후광'으로 지난 2년 새 값이 최소 3000만원 이상 뛰었다. 판교 공영 개발에 따라 분당 집값은 최소로 계산해도 2조6261억원(8만7539가구×3000만원) 오른 것이다. 이는 거품이 심하다는 용인과 평촌은 계산에도 넣지 않은 것이고, 4억~5억원 이상 오른 분당 중대형 아파트 상승분을 반영하지도 않은 수치다. 분당 40평형대 아파트에 사는 A씨는 "집값이 10억원을 넘어 좋기는 한데 서울 강북에 사는 친구들한테는 미안한 생각도 든다"며 "판교가 서민주거지가 될진 모르겠지만 인근 집값은 그렇지 않을 것 같다"고 평했다. ◆ 원주민 "우린 어디 가서 살라고" = 높은 분양가는 개발지역 원주민을 다른 지역으로 내쫓는 구축효과도 가져오고 있다. 낡은 구옥에 살던 중장년ㆍ노년층 토착민들은 수억 원씩 하는 고분양가를 감당할 능력이 없다. 이는 은평뉴타운 판교신도시 등 거의 모든 지역에 해당한다. 은평뉴타운 사업지인 진관외동과 진관내동은 오랫동안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집값이 높지 않았고 업무ㆍ편의시설도 부족했기 때문에 소득 수준도 높지 않았다. 따라서 주민들에게는 평당 1000만원이 훨씬 넘는 분양가는 큰 부담이다. 당초 은평뉴타운 지역에 살고 있던 8000여 가구 가운데 얼마나 재정착에 성공할지 회의적인 상황이다. 판교 역시 분양가 할인이 없기 때문에 원주민 중 상당수는 특별공급 물량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고분양가 논란이 일지 않은 재개발지역에서도 원주민 재정착률은 20% 안팎에 불과할 것으로 본다. 길음뉴타운과 최근 재개발로 새단장한 난곡지구도 그 정도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공사는 난곡지구에 대해 재정착률을 45.8%로 추정했으나 원주민 기준을 '사업시행인가 당시 거주자'로 봤기 때문에 과다 추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시행인가 이전에 손바뀜이 일어나 상당수 원주민이 떠났기 때문이다. ◆ 전세난에 중소형 아파트값 상승 = 고가 분양은 전세난과 기존 아파트 거품으로 청약시장만 바라보던 실수요층의 투자 의지를 꺾었다는 점에서 또다른 문제를 낳는다. 최근 강북 20평형대 이하 중소형 아파트값 상승에서 보듯 실수요층 자금이 다시 기존 주택으로 돌아올 경우 시세 상승의 악순환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또 수도권 외곽과 강북지역 뉴타운의 고분양가는 안정기에 접어든 강남 등 버블세븐 지역 집값을 다시 자극할 수도 있다. 현지 중개업소에선 "은평뉴타운이 평당 1400만원을 넘는데 이 동네는 더 비싼 게 정상"이라는 주장이 벌써부터 나온다. '집값 거품 지속-전세매물 감소-뉴타운ㆍ신도시 고분양가'의 3대 악재가 계속되면 실수요층은 결국 집을 사고 싶어도 못 사고, 비싼 전세매물을 찾아 다녀야 하는 처지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 [김인수 기자 / 김태근 기자] < Copyright ⓒ 매일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매일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자료원 : 매일경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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