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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은 부메랑으로 되돌아 온다

신촌지킴이 2007. 3. 19. 09:43
나눔은 부메랑으로 되돌아 온다
텍스트만보기   홍경석(hks007)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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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있는 곳은 전형적인 서민촌입니다. 그래서 빠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재개발에 들어갈 지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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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부자촌(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엔 없는 나눔과 사랑의 물결이 여전하여 살기엔 좋습니다.

저희집 곁엔 칠순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사십니다. 저는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입니다. 그래서 항상 오전 여섯시면 그야말로 '칼 같이' 집을 나서 출근을 하지요. 하지만 그 할아버지께선 저보다 한 수 위십니다.

제가 버스정류장으로 출근길을 서두르다 보면 그 할아버지께선 어느 새 손수레에 가득 종이류와 빈 병 등의 재활용품을 수거하시곤 집으로 돌아오시기가 일쑤이니 말입니다.

저희집 현관 앞엔 그 할아버지께서 갖다놓으신 커다란 종이박스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평소 독서를 좋아하기에 이런저런 장르의 책과 신문을 많이 봅니다.

그렇게 읽고 난 다음엔 그 할아버지께서 비치해 두신 종이박스에 담곤 하지요. 그리곤 그 박스가 넘칠 때가 되면 할아버지 댁으로 갑니다.

"할아버지, 종이 가져가세요."

헌데 어제 아침의 출근 전에 보자니 전날에 보고 난 월간지와 신문 따위들로 종이박스가 얼추 포화지경이었지요. 그래서 어제 아침 출근길에 뵌 할아버지께 다시금
"(저희집의) 종이 가져가세요"라고 했습니다.

어제 그렇게 출근하여 업무를 보고 저녁에 퇴근을 했습니다. 근데 아내가 저녁상에 올리는 국을 보자니 구수하고 그 맛까지 기가 막힌 봄동 된장국이었습니다.

갓 지은 쌀밥을 구운 김에 넣고 양념 간장에 찍어 먹고 그 봄동 된장국을 떠먹자니 이 세상의 그 어떤 산해진미도 부럽지 않았습니다. 마치 머슴처럼 입이 미어져라
밥을 맛나게 먹자니 아내가 물더군요.

"그렇게 맛있어?" 그래서 주저 없이 답했지요.

"그럼~! 정말 맛있다. 근데 당신, 오늘 시장에 다녀온 거야?"

하지만 아내는 고개를 살레살레 흔들었습니다. "아냐, 옆집 할머니께서
아까 한움큼이나 갖다주시더라고."

순간 '그깟' 종잇조각이나 모았다가 드리는 게 나눔의 전부인 저에게 두 분께서 평소 텃밭에 자식처럼 키우신 푸성귀인 봄동까지 주셨구나 싶어 마음이 짠했습니다.

한편으론 이웃 간의 정이 듬뿍 담긴 봄동이었기에 제 입맛은 더욱 좋아졌음은 물론입니다. 흔히 말하길 나눔은 사랑이라고 합니다. 물론 받는 것도 좋겠지요. 하지만 기실 알고 보면 주는 것처럼 좋은 일은 다시없다는 사실입니다.

비록 그 할아버지 내외분과 저희는 똑같이 없이 삽니다. 또한 이 지역이 재개발이 된다면 필경 그 할아버지 내외분과 저흰 이별을 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함께 이웃으로 살아가는 동안에는 앞으로도 콩 한쪽이라도 나누면서 살고 싶습니다.

이웃의 할아버지께서 늘 강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