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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유감

신촌지킴이 2007. 7. 31. 09:12

인천시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유감

박상문-배다리를 지키는 시민모임 공동대표


‘인천이 왜 이러지?’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삼산동 택지개발지역을 지나면서였다. 고속도로변 삼산동 평야지역이 푸른 벼 대신에 붉게 쓴 현수막으로 가득 차 있었다.

공영개발계획이었던 삼산택지지구의 개발을 민영개발로 해달라는 내용으로 그 문구들이 너무 자극적이어서 인천에 들어서는 초입부터 살벌함을 느끼게 하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요즈음 인천시 전역에 진행되는 도시재개발사업과 관련한 지역주민들의 각종 시위용 현수막이 시내 곳곳에 게시된 것을 보면서 ‘인천, 이러다 큰일 나겠다!’는 걱정까지 하게 되었다.

죽기 아니면 살기 식의 전위가 느껴지는 해당 마을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적혀 있는 현수막은 마치 전쟁터로 떠나는 병사들의 결연함마저 느끼게 했다.

이렇게 인천지역이 개발 광풍에 휩싸인 전쟁터 같다는 생각이 들자 정신이 바짝 들었다.

인천시는 이제라도 인천시 전역에서 일고 있는 신도시개발과 구도심 재생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세 곳의 경제자유구역과 120여 지역에서 일고 있는 재개발사업을 인천시가 왜 무리하게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물음에서부터 다시 점검해야 할 것이다.

가장 먼저 점검할 것은 인천시 고위행정 담당자들의 도시철학관과 애향심이다
.

얼마 전 시민단체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인천시 도시건설담당 최고위 국장이 스스로 떳떳하게 밝혔듯이, 인천역사와 도시철학의 인식에 대한 부재는 참으로 한심한 사람들에게 인천을 맡겼기 때문에 이토록 인천이 삭막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통감하게 하였다.

두 번째, 비상식적이고 비효율적인 관 주도개발계획을 민관이 협의하고 합의하는 협치(거버넌스) 시스템으로 지속 가능하게 계획해야 한다.

지도 위에 자를 대고 빨간 연필로 줄긋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행정당국과 지역주민들이 자기지역의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고, 그 지역의 고유한 특성을 살려내면서 마을을 만들어가는 거버넌스 형태의 마을 만들기가 도시개발의 좋은 사례로 축적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공성이 확보되는 도시개발이어야 한다. 눈앞에 보이는 전시행정성 개발계획은 시민들이 식상해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우뚝 솟은 아파트를 더 이상 선호하지 않으며, 그런 건물들이 아름답고 멋있다고 느끼지도 않는다는 사실이다.

초고층을 좋아하고 그곳에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듯이 정감어린 골목이 있고 앞마당에 작은 화초밭이 딸린 저층 주택에서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역주민들의 살아가는 모습 자체가 문화가 되는 도시가 아름다운 문화도시라고 생각한다.

배다리 일대는 인천지역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헌책방 거리다.

이 동네에 큰 산업도로가 나서 교통이 편리해지고 그로 인해 길 좌우가 아파트촌으로 재개발되어 땅값이 오르고 주변이 번화해져서, 경제적으로 큰 이득을 얻을 것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이 오판이었음을 이미 깨달았다면, 인천시는 지금이라도 인천시 전역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 없는 시민들의 아우성을 잘 경청하여 지속가능한 인천을 만들어나가는 세심한 도시계획을 세우기 바란다.


인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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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07-29 17: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