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재개발 관련 보도

거침없는 개발

신촌지킴이 2007. 9. 3. 14:22

거침없는 개발

데스크 칼럼-양순열 사회부장

 

사전환경성 검토결과 2차례나 부동의 의견이 떨어진 롯데건설의 계양산 골프장 건설계획이 한강유역환경청의 조건부 동의를 받아 지역 시민·사회·환경단체가 며칠째 인천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휘몰아치는 개발 광풍이 인천의 진산 계양산까지 훼손할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계양산뿐만 아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라는 대형 이벤트틀 명분으로 무차별적으로 진행된 개발열풍이 인천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모습이다. 송도경제자유구역을 계기로 시작된 인천의 개발 광풍은 가정오거리뉴타운사업 등 구도심재생사업에 이어 2014 아시안게임에 휩쓸려 일방통행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환경은 2014아시안게임에 함몰된 개발 논리에 밀린지 오래다. 특혜논란을 빚고 있는 동양화학 용현·학익구역을 비롯해 대우자판 송도유원지, 강화조력발전소, 굴업도 골프장, 송도 석산 개발 등이 거침없이 추진되거나 진행중인 것을 보면 이런 감을 지울 수 없다.

 

인천지역 전체가 각종 추진위와 대책위, 비대위 등으로 나뉘어 진흙탕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숱한 개발계획을 쏟아낸 인천시는 위기로까지 비치고 있는 주민간 갈등을 나 몰라라 하고 있을 뿐이다.

 

검단신도시 발표 이후 서구 검단지역엔 각종 대책위만 무려 50개가 넘는다고 한다. 인천역 재정비사업을 둘러싸고 이해관계에 얽힌 주민들은 찬반논란으로 갈려 팽팽히 맞서는 형국이다. 정작 이 사회가 돌봐야 하는 북성동 일대 쪽방촌 사람들은 개발의 그늘 속에 앉아 또 어디로 쫓겨나야 하느냐며 불안해 하고 있다.

 

흡사 인천은 요즘 서울 주변 도시 외곽 서민들의 힘겨운 삶의 일상을 묘사한 ‘왕룽일가’의 소설을 떠올리게 할 정도다. 송도국제도시는 인천의 미래라는 장밋빛 청사진은 사라지고, 아파트 등으로 인한 부동산 투기장화하고 있을 뿐이다.

 

계양산은 개발이냐 환경보존이냐를 놓고 수년째 논란을 빚어왔다.그러나 지난해 5·31 지방선거 이후 인천시와 계양구는 주민들이 개발을 원한다는 민원과 테마파크조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미명아래 롯데건설이 3차례나 제안한 계양산 골프장 건설 사업계획안을 그대로 수용하는데 급급했다.

 

계양산 골프장 건설은 인천 유일의 S자 생태녹지축을 파괴하는 반환경적이라는 시민·사회·환경단체의 목소리는 안중에도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개발보다는 환경보전을 이유로 2차례나 부동의를 한 한강청은 검토위원까지 교체, 조건부동의를 내줘 로비의혹 및 특혜시비를 사 시민대책위로부터 감사청구를 당했다. 감사원은 시민사회단체가 제기한 감사청구에 대해 한 점 의혹 없이 밝혀내야 한다.

 

계양산에는 골프장 건설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책이다. 환경성 검토 3차에서 한 검토위원이 S자형 녹지축 훼손, 사유지 특혜시비, 산림녹지율저하, 생태서식처 파괴 등으로 골프장 부적합 의견을 냈으나 대안으로 제시한 안이 눈길을 끌고 있다.

 

앞으로 계양산 녹지축 보전을 위해 골프장 부지를 제외한 원형보존녹지 등 롯데측 나머지 부지를 기부채납받아 공공재로 사용하는 방안이다.

사업부지에서 제척된 수십만평의 재벌그룹 부지는 언제라도 또다시 개발논란에 휩싸일 우려가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아예 공공재로 못을 박자는 얘기다. 앞으로 계양산 개발문제가 또다시 불거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곱씹어 봐야할 대목이다.

 

투지유치에 따른 이윤확보 제공이라는 개발논리에 빠져 밀어붙이기 행정보다는 전문가와 주민의 참여를 유도하는 열린행정을 펼쳐야 한다. 특혜시비논란을 빚고 있는 각종 개발사업이 명품도시건설 등 시민의 삶을 위한 것이라 강변하지만 결국 개발 업체가 최대 수혜자다.

 

우리들의 삶터를 우리 손으로 가꾸고 다듬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일방통행식 개발에 제동을 걸고, 우리의 삶터와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인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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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07-15 15:2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