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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 내모는 개발 광풍

신촌지킴이 2007. 9. 2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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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 내모는 개발 광풍

이희환 인천도시환경연대회의 집행위원장


무분별한 개발의 광풍이 전국토를 뒤흔들고 있는 오늘, 인천 각지에서 인천시와 개발주의세력들의 비민주적 개발에 신음하고 있던 지역 주민들이 지난 9월 13일 인천시청 앞에 한데 모여 주민들의 생존권과 인간적 존엄을 지키고자 ‘인천 개발 관련 공동대응을 위한 연석회의’를 발족시켰다.

 

인천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개발사업과 관련하여 주민대책위원회가 한데 모여 강력한 공동대응을 천명하고 나선 것이다.

 

개발사업에서 철저히 소외된 지역주민들이 자연스럽게 결집하고, 급기야 인천시정부를 향하여 공동대응을 밝힌 것은 전국적으로도 보기 어려운 인천의 새로운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도대체 주민들은 왜 이처럼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모름지기 도시의 주인은 그 도시에 살고 있는 지역주민과 시민들이거늘, 주민과 시민들의 의사는 철저히 무시하고 배제한 채, 관과 기업들의 불도저식 개발이 안상수 시장 체제하에서 인천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1970년대의 개발주의 망령이 재생한 듯이, 겉으로는 ‘명품도시’니 ‘주거환경개선’이나 ‘구도심재생’ ‘경제자유구역’이니 하며 현란한 구호로 포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 실상은 주민들의 주거권과 생존권, 그리고 역사와 문화를 지키려는 시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한, 부동산을 부수고 다시 지어 개발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70년대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한층 속도와 강압을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는 개정된 도시개발법과 같은 법과 제도를 이용하고, 일본의 도시재생사업을 악용한 ‘도시균형발전 지원조례’와 같은 악법으로 개발을 전면화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인천의 개발 광풍은 결국 돈 없는 주민들을 값싼 보상으로 이 도시에서 비정하게 내몰게 된다.

지난 수십 년간의 개발 연대를 거치면서 시민사회는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다음과 같은 도시개발의 원칙을 소중하게 갈무리해 왔다.

 

그것은 첫째, 도시개발은 원거주자의 주거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을 제일의 원칙으로 삼고 주거복지의 제도적 바탕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도시개발을 통해 나온 과다한 개발이익과 부적절한 이익은 반드시 사회적 환수를 통해 공공적으로 사용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셋째, 도시개발의 전과정에서 지역주민의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며, 관과 기업의 일방적 독주에 의해 비민주적으로 이루어져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이다.

 

넷째, 도시개발은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후손들에게도 개발의 선택권을 풍족하게 남겨줄 수 있도록 환경과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에 비추어볼 때, 현재 인천에서 벌어지고 있는 도시개발은 그야말로 원주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비민주적 개발일 뿐만 아니라, 특정기업에게 특혜를 주면서까지 개발성과주의에 매몰되어 자신의 정치적 치적만을 과시하기 위한 졸속적인 개발사업의 연속일 뿐이다.

 

인천에 대대로 살아온 원주민들의 최소한의 주거권조차 ‘도시개발법’을 악용한 강제수용을 통해 위협하는 마당에, ‘2009 도시엑스포’는 또 누구를 위한 것이며, ‘2014 아시안게임’은 또 누구 좋자고 벌이는 이벤트란 말인가.


연석회의에 모인 주민들은 ‘명품도시’의 허상을 온몸으로 느끼고 도시의 주인이고자 시장 앞에 모인 것이다. 부디 이제부터라도 인천시 위정자들은 생존권의 위기에 처한 인천 각 지역 주민들의 애끓는 호소와 인천을 환경과 문화가 지속가능한 도시로 가꾸기 위해 노력하는 인천시민사회의 목소리를 겸허히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현재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개발사업들은 일단 행정과 공사의 집행을 중지하고, 지역 주민들과의 충분한 대화와 협의를 통하여 재검토해야 한다. 차제에 도시개발을 할 때에는 원주민들의 의사가 제도적으로 수렴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여 밝혀야 할 것이다.


인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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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09-27 18:0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