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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사설]주목되는 서울시의 ‘아파트 공화국’ 벗어나기

신촌지킴이 2007. 9. 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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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사설]주목되는 서울시의 ‘아파트 공화국’ 벗어나기

입력: 2007년 08월 21일 18:07:56

서울시가 단독주택의 재건축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령 개정 방침을 발표했다. 지어진 지 15년 이상이면 재건축이 가능한 단독주택의 ‘재건축 요건’을 20년 이상으로 강화해 상태가 양호한 단독주택 단지는 사실상 재건축을 제한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재건축·재개발 등으로 단독주택이 무분별하게 헐리고 그 자리에 예외 없이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현상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이다.

 

늦어도 한참 늦었지만 반가운 정책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프랑스 지리학자가 우리나라 아파트 문화를 심층분석한 ‘아파트 공화국’이란 책을 펴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사실 아파트 편중과 획일화 현상은 서울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가 된 지 오래다. 특히 한국 사회에 있어 ‘아파트’는 오랫동안 편리성에 강점을 가진 단순한 주거 형태의 하나로서뿐 아니라 효율적인 주택공급 방식, 중산층의 상징, 대표적인 재산증식 수단으로 단단히 뿌리내렸다. 이 때문에 인간적이고 공동체적인 주거문화와 도시환경을 추구하는 목소리는 뒷전으로 밀렸다. 반면 물량 위주의 주택공급을 지속하려는 정부와 건설회사, 그리고 재산증식을 갈망하는 집 주인 사이의 이해 일치로 아파트 짓기 행진은 멈출 줄 몰랐다.

 

서울시 예상에 따르면 앞으로 5년 뒤면 현재의 단독·다가구·다세대 주택 가운데 40%가 재개발·재건축 요건을 충족해 대부분 아파트로 대체되고, 이렇게 될 경우 2020년에는 단독·다가구 주택이 대부분 사라진다고 한다. 600년 역사를 가진 서울의 모습이 개성 없는 고층 아파트 숲이 돼서도 안되거니와 서울시 걱정처럼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담보하기도 어렵게 된다.

 

우려되는 것은 정책이 얼마나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우선 전임 시장 때 뉴타운 등으로 한껏 개발 기대를 부풀리고 집값도 올려 놓았으니 재건축에 제동이 걸리는 해당 지역 주민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주택공급 부족 가능성, 강남·북 개발 불균형 등을 내세워 반대할 건설업계와 전문가들을 설득하는 일도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