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관련 보도

"재개발 대사기극 중단" 조합설립 무효소송 확대된다

신촌지킴이 2009. 5. 11. 10:13

"재개발 대사기극 중단" 조합설립 무효소송 확대된다

재개발 주민들 부산시에 ‘집단민원’ 제기.. 소송만 50여곳 예상

김보성 기자 vopnews@vop.co.kr
"재개발 백지화 하라"

부산지역 시민단체들과 재개발 지역 주민 80여명이 30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9일 서울고법의 판결을 언급하며 "원주민 배제하는 재개발사업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줄소송?'

지난 19일 서울고법의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전국 곳곳에서 유사한 줄소송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지난 3월 19일 서울 고등법원 2심재판에서 ‘주민비용분담을 명시하지 않은 조합설립 동의는 무효’라는 판결이 내려지자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는 재개발 지역 주민들이 집단소송 등을 준비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이미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재개발 지역 주민들은 관련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지자체에 집단민원까지 제기하며 강력하게 성토하고 나섰다.

“원주민 배제하는 재개발사업 전면 재검토하라”

부산경실련과 나비도시정비연구회, 서대신 1구역 등 부산지역 재개발·재건축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는 부산도시재생네트워크는 30일 오후 2시경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산시에 “원주민을 배제하는 재개발사업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서대신 1구역과 감전 1구역 등 재개발로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 80여명이 함께 한 데다 일부 지역은 철거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재개발 성토대회’를 방불케 했다.

19일 서울고법의 '조합설립무효' 판결문

19일 서울고법의 '조합설립무효' 판결문ⓒ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참가자들은 지난 19일 서울고법의 판결에 대해 “절차에 문제가 있었던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판결이 증명됐다”며 “조립설립 당시 개인의 재산이 어떻게 수용되고 본인 부담 비용이 얼마인지 고지하지 않은 사실은 위법행위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결과를 반겼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재개발 지역은 사회경제적으로 취약계층에 해당된다”며 부산시와 자치단체에 ▲무분별한 난개발·재개발 즉각 중단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재개발 사업촉구 등의 6개 요구안을 내세웠다.

차진구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재개발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며 “주민들이 원치 않는데도 내 재산이 어떻게 된다는 정보도 없이 조합설립이 난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 처장은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은 부산시와 자치단체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며 “지자체들은 재개발 과정에서 생길 문제를 알고도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전 1구역 한 주민은 “조합장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거짓말로만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재산가치도 모르고 어떻게 재개발을 추진할 수 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주민은 “고통속에 하루하루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성난목소리를 분출했다.

또다른 재개발 지역인 서대신 1구역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새 아파트를 지어 과연 2~300만원 보상가로 원주민들이 살 수 있겠냐”며 “통째로 사기극을 벌리고 있다”고 분노했다. 그는 발언 직후 분이 삭히지 않았는지 “주민들 쫒아내는 재개발 중단하라”는 구호를 선창하기도 했다.

부산, 19일 서울고법 판결 이후 ‘조합무효’ 줄소송 들어간다

기자회견이 끝나자 재개발 지역 주민들은 부산시청 민원실로 달려가 허남식 부산시장과 각 구청장을 대상으로 ‘재개발 등 조합설립인가 무효’ 집단민원서를 제출했다.

김성태 나비도시연구회 회장은 “부산시가 대사기극을 벌이고 있다”며 “앞으로 재개발 지역 주민들과 조합설립 무효소송을 같이 진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장 6곳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를 포함 최소 50여곳 이상 등 부산지역 재개발 지역 주민들의 줄소송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서울고법의 판결에 대해서도 “앞 뒤 안가리고 무분별하게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과 행정당국에 쐐기를 박는 판결이라고 본다”며 높이 평가했다.

한편 지난 19일 서울고등법원 제 16민사부는 서울 중구 순화 제1-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이 ‘조합설립 무효 판결은 부당하다“며 제기한 항소심에서 ”이유없다“며 기각한 바 있다.

법원은 지난 3월 1심에서도 ”조합 설립 동의 당시 토지 등 소유자들의 비용분담액 예측이 불가능해 어느 범위에서 신축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할지 예상할 수 없으므로 조합설립은 무효“라고 판결해 주목을 받았다.

이 판결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 유사한 소송이 줄을 이을 분위기어서 일각에서는 재개발 사업의 전면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재개발대책위 관계자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기존 재개발을 백지화 하고, 원주민들의 주거권을 보장해 정착할 수 있게 하는 재개발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 재개발·재건축 시민대책위에 따르면 2월말 현재 부산지역의 도시정비사업은 주택재개발이 200여곳, 주거환경개선이 136곳, 주택재건축이 100여곳, 도시환경정비 54곳 등 무려 약 500여곳에서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재개발 주민의 '분노'

30일 재개발 관련 기자회견에서 한 주민이 “고통속에 하루하루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분노를 터트리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집단민원'을 전달하고 있는 부산지역 재개발 주민들

'집단민원'을 전달하고 있는 부산지역 재개발 주민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