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교부 ‘재건축은 악의 축’ 시각
드러내
비전문가들 개입… 업체 담합
부를수도
전문가 “정부는 가이드라인만
제시해야”
내달 25일부터 본격 시행되는 정비사업조합 시공자 선정기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심지어 시공자
선정과 관련된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현장실무를 아예 모르는 비전문가의 공론이라는 공격성 발언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마련한 시공자 선정기준 초안에 대해 한 차례 회의를
열었다”며 “이제까지 언론에 알려진 검토방안이 실제 포함될지는 불투명하다”고 해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시공자 선정기준(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업체간 음성적인 담합이 본격화 돼 ‘시공자별
새판짜기’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우선 사업성이 좋은 곳은 3~4개의 대형건설업체가 독식할 수도 있어 업체간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도급순위가 상위권인 업체들끼리 암묵적인 합의만 이뤄진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시나리오다. 일례로 대형건설업체들끼리 들러리를
서 줄 경우 이들 업체 위주로 총회에 상정될 게 뻔하다. 이때 사업참여 제안서의 도급공사비만 서로 조정하는 등 봐주기식으로 나오게 되면 손쉽게
시공자로 선정될 수 있게 되는 모순이 발생하게 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법적으로 보호받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시공자의 선정과정에서 불거지는 과열·혼탁 양상을 방지한다는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기준안대로라면 오히려 조합-정비업체-시공자의 음성적인 거래를 부추길 소지가 상당히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 기준안은 재건축을 악이라고
보는 건교부의 시각이 그대로 투영됐다”며 “정부가 만능이라는 시각을 먼저 버려야 한다”고 질타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대의원회에서 총회에 상정할 업체를 3개이상 결정해야 하는 등 너무 세세한 부분까지 관여했다는
느낌”이라며 “건교부 기준안은 가이드라인 정도만 제시해주는 게 오히려 낫다”고 말했다.
또 OS요원들의 사전투입을 원천봉쇄한 홍보공영제가 시행된다면 사전홍보가 더욱 강화돼 수주전 시기만 앞당기게 될
뿐이라는 자조 섞인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 고의로 유찰시키거나 총회 시간대를 비상식적인 시간대로 잡아 총회를 무산시키는 등 조합과 정비업체가 편법을
저지를 수 있도록 내몰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조합의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규제하겠다는 발상이라면 차라리 조합의
전체적인 관리도 건교부에서 하는 게 미더울 수 있겠다”며 “당초 취지대로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단정했다.